AI․첨단 산업의 발전에 따라 향후 전력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송전설비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전력망이 신속하게 보강되어야 한다. 강건하고 유연한 국가 전력망의 적기구축을 위해 현행 건설체계의 한계를 극복하는 법․제도적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한 때이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 공급망에서 한국과 대만은 각각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제조에 비교우위를 갖고 일본은 소재, 부품 그리고 제조장비에 특화되어 있다. 중국은 패키징 기술과 제조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제조의 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중국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며, 중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을 축소시키고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과 우방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6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국내 철강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인증서 비용을 추산한 결과 2026년 851억 원에서 점차 증가하여 2034년에는 5,589억 원에 달해 9년간 총 2조 6,440억 원의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CBAM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탄소집약도를 낮추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견인하고 대규모 투자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적 지원책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제품 배출량 산정·보고의 국제적 표준을 설계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국내 수출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오랜 부진 끝에 다소 회복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수출 부진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위축,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 대외요인뿐만 아니라 수출기업의 생산성이 낮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수출기업은 과거에는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경제를 견인하는 기업들로 여겨졌지만, 금융위기 기간 이후 노동생산성 둔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수출기업 생산성이 낮아진 것은 한계기업의 증가, 규모 확대 저조 그리고 스타 수출품목 발굴 미흡 등이 꼽힌다. 향후 수출이 국내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초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젊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활용도가 낮았던 고령 인력의 노동시장 참여 활성화가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고령층은 교육수준 향상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능력의 한계가 축소되면서 젊은 인력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잠재성장률 제고, 경제·사회시스템 유지, 소득 불평등 완화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령층의 노동력 공급을 확대하고 이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세대 간 특성에 맞는 일자리 분업, 고령층 AI‧로봇 활용도 향상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 나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 전력수급 불균형과 전력계통 불안정성 증대로 첨단산업 클러스터와 지 역거점 산업단지에 대한 전력공급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전력계통의 확충과 함께 분산에너지 활 성화로 전력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나아가 경제적·안정적 전력 공급 기반을 구축하여 선도기업의 지방이전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에너지 분야 신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 주요국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우려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이 중국을 대신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국가 혁신역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창의적인 재능을 보유한 인재를 충분히 확보하면 국가의 혁신역량을 늘리기 용이한데, 젊은 인구가 줄어들면 혁신 활동에 종사할 연구인력의 수가 줄어든다. 이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총요소생산성 감소로 나타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이민 확대, 여성 연구인력 환경 개선, AI 기술 활용 및 타산업 혁신 유발효과가 큰 분야 육성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여성의 결혼·출산·양육에 관한 기회비용이 커진 측면뿐만 아니라 유교 문화에 기반한 사회적 관념과 급격한 변화를 겪어온 우리나라 고유의 특징이 중첩되어 나타난 결과다. 이러한 출산율 하락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여 기존의 정책을 재검토하고, 결혼, 출산, 양육에 대한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불균형한 발전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진입과 비효율적 기업의 소멸 등 산업이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수도권의 산업역동성을 나타내는 기업의 신생률과 소멸률이 낮아지고 있다. 창업 이후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가젤기업들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으며, 비수도권에 생겨난 기업들은 저부가 서비스업 중심이다. 이러한 비수도권의 산업역동성 저하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자리의 양과 질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방소멸을 피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산업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